[권병창 기자]동물권단체 ‘케어’의 ‘구조동물 안락사’ 파문이 요원의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급기야, 내부자 고발이 터진 뒤, 케어 직원들은 안락사를 주도한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서 진통을 겪고 있다.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는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공개한 성명서에서 “안락사에 대한 의사결정은 박소연 대표와 동물관리국 일부 관리자 사이에서만 이뤄졌다”면서 “죄송하다. 직원들도 몰랐다. 동물들은 죄가 없다”고 밝혔다.

직원연대는 이날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표가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집단 반발했다.

직원연대는 또 “케어는 박소연 대표의 전유물이 아니다. 사조직도 아니다”라며 “케어는 전액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이며, 대한민국 동물권 운동의 중요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들은 “죽이기 위해 구조하고, 구조를 위해 죽이는 것은 죽음의 무대를 옮긴 것에 불과하다”며 “박 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케어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소연 “(사퇴와 관련)내부 구성원 총의에 따르겠다”
안락사 논란이 일고 있는 동물권단체 케어와 관련, 직원들이 박소연대표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선 가운데 박 대표는 "내부 구성원의 총의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그는 "보호소가 문을 닫지 않는 이상 정부 보조가 이뤄지는 비율은 15%에서 10%에 이른다"며 "심하게 학대받는 동물, 피부병에 죽어가는 동물,"구조를 했기에 모금에 나섰지만 모금을 위한 구조에 나선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공간에 대한 규모는 전년대비 보호소가 2,3배 이상 늘어난 데다 한달 사료비만도 1천400여만원에 이른다며 부를 축적하기 위한 뜻은 추호도 없다고 강하게 어필했다.

관련 진행은 앞서 J공동대표 등과의 내부회의 결과였으며, 정말로 이 정도이며, 보내줘야(안락사) 할 상태만을 대상으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제기된 남양주보호소 건은 2년여 동안 시간을 갖고 진단한 결과, 날을 더할수록 나아지는 것은 없었으며, 실제로 죽어가는 과정이었다고 못을 박았다.

더군다나, 불편한 상황을 알리지 못했던 점은 미안하지만, 사퇴를 촉구하는 주장에는 케어가 무너지면 안된다. 동물의 편에 서 있는 힘을 갖고 있는 단체로 지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일방적인 보도만을 믿거나 외부세력이나 단체가 개입되는 것은 추호도 없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향후 모든 결정과 논의는 케어안에서 이뤄지고, 결정되길 바란다고 주문 했다.  

이와 함께 박소연대표는 빠른 시간내에 기자회견 등을 통해 이번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 제공>

다음은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연대' 성명서 전문이다.
“케어 직원도 속인 박소연 대표는 사퇴하라”
죄송합니다. 직원들도 몰랐습니다.

동물들은 죄가 없습니다.

1월 11일, 어제 동물권단체 케어(대표:박소연)가 <뉴스타파>, <셜록>, <한겨레> 보도를 통해 비판을 받았습니다.
주요 내용은 무분별한 안락사, 안락사 수치 조작 시도 등이었습니다.

안락사에 대한 의사결정은 박소연 대표, 동물관리국 일부 관리자 사이에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어느 조직이든 직무에 따라 관계 내용을 담당자들 선에서 의사결정 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하지만 케어는 2011년 이후 ‘안락사 없는 보호소(No Kill Shelter)’를 표방해 왔습니다. 모두 거짓임이 이번 보도를 통해 드러났습니다.

직원들도 몰랐습니다. 연이은 무리한 구조, 업무 분화로 케어 직원들은 안락사에 대한 정보로부터 차단되었습니다.

케어는 연간 후원금 20억 규모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입니다. 활동가들도 40여 명에 달하는 조직입니다.

직무도 동물구조 뿐만아니라 정책, 홍보, 모금, 디자인, 회원운영, 회계 등 다각화돼 있습니다.

많은 결정이 대표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에서 직원들은 안락사와 같이 중요한 사안에 대해서 듣지 못한 채 근무해 왔습니다.

이번 보도가 촉발된 계기인 내부고발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한 해만 80 마리,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50 마리가 안락사 되었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안락사는 '보호소 공간 확보'를 위해 이루어졌습니다. 건강하고 문제가 없는 동물이어도, 이미 결정된 구조 진행을 위해 목숨을 내놓아야만 했습니다.

박소연 대표가 1월 11일 직접 작성한 입장문에서 말하는 '불가피한' 경우에 해당되지 않은 동물들도 안락사가 되었습니다.

필요에 따른 안락사에 절대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수많은 동물보호소가 안락사를 시행합니다.

하지만 금번 보도가 지적한 것처럼 케어는 안락사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 없이, 의사결정권자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안락사가 진행돼 왔습니다.

박소연 대표는 금번 사태가 발생하고 소집한 사무국 회의에서 "담당자가 바뀌며 규정집이 유실된 것 같다"며 책임을 회피하였습니다.

케어는 박소연 대표의 전유물이 아닙니다. 케어는 박소연 대표의 사조직이 아닙니다. 케어는 전액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운영되는 시민단체이며 대한민국 동물권 운동의 중요한 성과입니다.

죽이기 위해 구조하고, 구조를 위해 죽이는 것은 죽음의 무대를 옮긴 것에 불과합니다.
시민들이 바라는 케어의 동물구조 활동은 이러한 모습은 아니었을 것입니다. 또한 이만한 규모로 안락사를 진행했다면 반드시 후원자들에게 알렸어야 마땅합니다.

그동안 우리는 박소연 대표의 진정성을 믿었기에 따랐습니다. 그러나 점차 심화되어 가는 독단적인 의사결정, 강압적인 업무지시, 무리한 대규모 구조 등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18년도 최대 구조였던 '남양주 개농장 250마리 구조'는 케어 여력 밖의 일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활동가들은 많은 의견을 제시했지만, 대표는 "이미 결정되었다"며 더 들으려 하지 않고 힘에 부치는 구조를 강행했습니다.

박소연 대표는 입버릇처럼 “모든 걸 소통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전사적인 활동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도 항상 ‘통보식’이었고, “내가 정했으니 따르라”고만 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케어 활동가들은 동물에 대한 연민 하나로, 폭염 속에서도 매일 개들의 관리와 구조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이제 더 추워지는 날씨 속에 동물들의 따뜻한 보금자리와 먹고 마실 것이 필요합니다.

위기의 동물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도움을 주시던 분들이 많이 분노하고 계시겠지만 이 동물들을 잊지 않고 함께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죄송합니다. 케어의 손으로 구조한 아이들의 행방에 대해 지속적으로 깊은 관심을 두지 못했던 것에 대해 직원들도 막중한 책임감을 느낍니다.
케어 직원들은 박소연 대표의 사퇴를 포함한 케어의 정상화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2018년 1월 12일
[케어 대표 사퇴를 위한 직원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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